나, 요즘/일하고 꿈꾸고

내 아이에게 추천할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노랑생각m 2005. 4. 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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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내용이다

 

기업이 인재를 길러야한다는 내용보다는 가업을 잇듯이 같은 기업에 대를 이어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을 기반으로 100년이상씩 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멋지다.

 

크고 돈많이 주는 회사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가 하는 일이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도 멋진 일일 수 있다면, 내가 다니는 회사가 미래에서 세상에 의미있는 기업일 수 있다면 나 역시 내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가 다녔던 회사에 입사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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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휘슬러 코리아 대표…인재를 찾지 말라


글 김정호·휘슬러 코리아 대표

 

 

일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해외출장이 끊임없이 이어질 때면 불현듯 집에서 먹는 소박한 밥상이 그리워지곤 한다. 어디서 무엇을 먹든지 집에서 해 주는 밥보다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다는 것은 필자만 느끼는 점은 아닐 것이다.

기업이 사람을 키울 때도 이 같은 원조 가정식을 먹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취업난이 사회 전반의 화두가 되면서도 끊임없이 높아지는 이직률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비단 비정규직의 증가로 인한 현상은 아닌 듯싶다. 기업은 끊임없이 회사에 기여할 열정을 지닌 인재를 원하고, 인재는 끊임없이 자신을 인정해 주는 비전 있는 기업을 찾는다. 그런데 그 둘은 늘 외사랑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한 경제인 모임에서 대부분의 CEO가 쓸 만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인재개발을 위한 투자가 부담이라고 토로하기도 하니 기업 역시 백년해로를 할 파트너(인재)를 찾는다는 것은 이미 시대를 역행하는 촌티 나는 발상일지도 모른다.

기업의 역사가 비교적 긴 유럽과 일본에서도 기업의 평균수명은 의외로 매우 짧다. 미국에서는 기업의 평균수명이 20년에 불과하고, 초대형 다국적 기업들도 50년 미만인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160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휘슬러나, 200년째 신발만 만드는 독일의 버켄스탁이라는 업체는 오랜 역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화려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이 100년 이상의 초장수 기업으로 성장해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나는 이 비결을 사람에서 찾고 싶다.

 

자신이 최우선으로 취급받는다고 느껴질 때 직원들은 기업에 신뢰를 가지며 바로 그 신뢰는 열정으로 이어져 고객에게 그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늘 직원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부분을 맡기고 힘을 주어 회사가 직원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 주려고 한다.

직원들이 “내가 회사의 한 일원으로서 조그만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하여 내가 주인이 돼 회사가 움직인다”고 생각할 때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필자는 휘슬러의 CEO가 돼 처음 독일 본사를 찾았을 때 R&D 부서의 한 젊은 담당자가 미세한 압력 차이가 요리하는 재료의 영양소 파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하기 위해 최첨단의 테스트 장비를 동원하는 것은 물론 온갖 가설을 검증하느라 끊임없이 밤을 새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국내 주방용품 업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휘슬러 공장에 왔었다는 그는 이미 3대째 휘슬러에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휘슬러에는 특별히 뛰어난 인재는 없는 듯했다. 집안 대대로 천재가 나와서 그 회사에서 요직을 맡아 일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이다.

필자의 눈엔 그저 휘슬러를 좋아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기업과 인재는 지금도 끊임없이 더 나은 파트너를 찾기 위해 상대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인재란 다 자라난 아이를 입양하는 게 아니라 갓난아이를 기업문화로 먹이고 키움으로써 육성하는 것이다.

100여년이 넘는 장수기업에 기업과 시대를 같이한 수많은 가족사가 숨어 있음을 보고 필자 역시 ‘인재 찾기’를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인재 만들기’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기업이 진정한 기업문화로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은 길러지고 양성된다.

 

김정호·휘슬러 코리아 대표

1963년生
고려대 통계학과
미국 Wright State 대학 MBA
2001년 타파웨어 마케팅 이사
2002년 뉴웨이스 대표이사
2003년~현재 휘슬러 코리아 CEO 

 

출처: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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