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점심 시간에 잠깐 물건을 가지러 가는 길에 선교원에 들러 예준군을 봤다.
얼굴이 벌겋고 팔을 울긋불긋한 채 뛰어노는 아이를 보자니 마음이 쓰렸다.
집에 가서 나시를 가져다 갈아입히고 알로에즙을 발라주고 돌아나오는 길.
'내일은 다시 소아과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토요일 오소오과, 선생님이 스테로이드제를 발라주라고 권하셨다.
스테로이드제, 인터넷에서 엄마들이 절대 바르지 말라는 약.
재작년,작년.. 소아과에서 피부과에서 처방받아 몇번 바르다, 검색하고 희겁한 약.
약사도, 의사도 뭣도 아닌 나는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막역한 공포가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유시락스를 먹고 가려움증은 덜하지만 여전히 붉은 아이를 더이상 관찰하는 것도 스트레스인걸.
(아토피는 애보다 엄마가 눈뜨고 못보는 병인듯하다)
집에 와서 처방받은 락티케어를 고르게 펴발라줬다.
그 영향일까? (그렇겠지?) 바르고 저녁이 되자 얼굴이 한결 가라앉았다.
배랑 등에 오돌도돌한 것도 좀 들어가면 좋겠지만
얼굴과 팔의 붉은기가 많이 나아졌다.
시원하게 입혀주고, 숯목욕도 하고 보습도 착실하게 해줬다.
그리고 당분간 우유도 안먹이기로했다.
새롭게 배달온 숯도 집안 여기저기 더 놓아줬다.
우리집 돈댕이 예준군.
일요일 한결 피부톤이 가라앉았다.
그래도 교회에 갔더니 예준이반 선생님이 "예준이 아토피 올라왔네요"한다.
좀 나아진건데. 흑.
젠장, 기껏 음식을 좋게좋게 만들어주고 있는데 교회간식이 벌건 떡볶이,소세지,달걀,김밥..이다.
소세지에 돌아버린 예준군, 에어콘도 제대로 안돌아 더운 교회에서 얼굴이 벌개진채 먹어치운다.
못먹게 하던 음식인지라 더 입맛이 도는게다.
과천, 산기슭 한정식집에 점심을 먹으러갔다.
시원한 나무 바닥과 선선한 바람이 내가 느끼기에도 상쾌하다.
그런 곳에 가면 예준이 피부색이 한결 깨끗해진다.
다행히도, 간식으로 먹은 음식들은 별 영향을 안주는 듯하다.
오히려 음식보단 더운 장소가 예준군에게 힘든 것인듯.
서초동집에서 시원한 곶감아이스크림을 먹고 마리오카트를 몇판 해주시고
집에 돌아와 시원한 루이보스티 별모양 얼음이랑 케일+매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진한 녹차목욕에, 꼼꼼히 보습하고 일찌감치 잠이 들었다.
남은 녹차물을 거즈에 묻혀 여기저기 붙여놔도 모르고 깊이 잔다.
일요일... 유시락스,싱귤레어를 안먹기 시작했다.
좀 먹어도 괜찮다고했지만, 조금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니 제일 먼저 끊고싶은게 약이다.
월요일 예준이는 선교원에 안가고 집에서 놀았다.
선교원끝나고 오면 벌개지는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아이들과 같이 뛰고 공부하고 하는게 몸에는 무리가 되는듯해서
좋아지는 시기에는 푹 놀게 해주자는 마음에서다.
심한 감기 정도가 아니면, 선교원을 쉬게한 적은 없는데
아토피가 감기보다 무서운 병인가보다.
예준이는 신났다.
아침부터 할머니랑 매실물타서 놀이터로 출동하는 모습에 선교원에 대한 미련은 하나도 없다.
허긴, 5살짜리 아기가 공부보다 친구보다 놀이터가 좋은건 당연한거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그냥 이참에 보내지말고 놀릴까. 하는 생각까지든다. 너무 좋아해서.
낮잠자고 간지러워했다고했지만
잠들기전에 알로에즙을 손가락으로 충분히 발라주면서 재우니까 안긁고 잘 잔다.
오늘도 약을 안먹이고, 긁지않고 재워서 다행이다.
녹차물,알로에즙.. 둘다 잠들 때 이용하긴 괜찮은듯하다.
루이보스티와 케일은 아이스로 얼려서 먹이면, 훌떡훌떡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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