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요즘/일하고 꿈꾸고

메시지가 없는 선물에 대한 추억

노랑생각m 2009. 11. 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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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가 있는 추석 선물

 이종선.이미지 컨설턴트

 

얼마 전 여러 회사의 임원을 대상으로 감성 리더십에 대한 강의를 했다. 미래 사회는 관계 맺기, 꿈과 상상력, 감성이 중요시되는 '드림 소사이어티(꿈의 사회·dream society)'를 향해 가고 있으며 이제 리더십도 그에 맞춰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강의가 끝난 후 추석 선물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분은 자기 회사의 식용유를 지인들에게 선물할 때 감성이나 상상력과 연관시킬 것이 없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 임원에게 '더욱 윤기나는 나날들을 기원하며'라고 쓴 카드를 한장 넣으라고 권했다. 이 한마디에 그 선물은 더 이상 그냥 식용유가 아니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그 임원 분이 '혹시 삐걱거리는 일 있으시면 제가 기름칠 해드립니다'라고 써도 되겠다며 더 좋은 답을 냈다.

보험사의 한 임원은 먹을거리 중에 어떤 걸로 하면 무미건조한 회사 이미지에 보탬이 되겠느냐고 물었다. '펀(FUN) 경영'이 주목되는 시대이니 상대가 잠시라도 웃게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소고기를 선물하며 '안심(安心)을 전하오니 더욱 평안한 명절 되시길'이란 메모로 웃음을 선물하기로 했다.

결국 상품이 아니라 어떤 메시지를 전하느냐가 선물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선물보다도 그 속에 담긴 기원이 진짜 선물이다.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그리스신화의 피그말리온효과나 '말에는 영혼이 있다'는 일본의 고토다마(言靈) 사상, '말이 씨가 된다'는 우리 속담을 보더라도 서로 뭐라고 말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명절 선물에는 상대방이 평안하고 건강하라는 기원을 재치 있게 담아 보내는 것이 어떨까.

 - 조선일보 09. 9. 25

 

윗글을 읽고

몇해전 카드 한장없이 배달된 생일꽃바구니가 생각났다.

빈티지풍에, 상당히 예쁜 꽃바구니였다.

냉전 중인 남편에게서 온.

 

회사 인포에서 꽃바구니가 배달되었다는 말에 '어,누가? 남편뿐이 없겠네'라는 마음으로 내려갔고

뭔가 화해의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무것도 없이 달랑 너무 예쁜 꽃바구니였다.

 

메세지 한장없는, 예쁘기만한, 빈티지스럽게 너무 예뻐서 직접 골랐을 가능성은 제로인 꽃바구니는 더 마음을 상하게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충격의 날들은 몇년이 지나도 생생하기만 하다.

 

"어머, 너무 이쁘네. 생일이라 남편분이 보내셨나봐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 10만원선에서 하나 배달해주세요"라고 했을 일이 자꾸 떠올라 하루종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메시지가 없는 선물, 그리고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선물은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더욱 안좋다.

 

그리고 또 하나,

몇일전 엄마 생일에 꽃다발과 용돈을 전해드렸다.

미리미리 챙기지 못한 탓에, 퇴근길에 급하게 마련한 꽃다발이라...그리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했다.

용돈이래봤자, 엄마한테는 큰 의미도 없는 금액이지만 그래도 생일기념이라서 마련한 용돈은 근처를 헤집어 찾은 문구점에서 가장 예쁜 꽃봉투에 넣었다.

퇴근길에 구한 꽃다발과 꽃봉투 set가 완성되자, 메시지 하나 넣어야된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도 못한채 전해주고 말았다.

 

지금서, 마음 한줄 담았어야하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인생도 꽃다발처럼 꽃봉투처럼 화사하시라는, 그런 메시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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